진익송(1960-2022)은 1960년 8월 울산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에 부산으로 이사를 한 후, 부산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1979년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 서양학과를 입학하였다. 1984년 졸업 이후 1988년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고, 이후 그 당시의 동문들과 마찬가지로,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 가서 뉴욕대(NYU) 대학원을 입학하여 1992년에 졸업하였다. 1996년에는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연구장학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어 1996년 부터 1997년에 영국 뉴캐슬(Newcastle)의 노섬 브리아대학교(Northumbria University)에서 방문 작가 및 박사 후 연구원(Post Doc. Fellow)으로 영국의 현대미술을 연구하였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강의와 작업을 병행하였고, 1997년 충북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후학을 양성하며 작고 하는 날까지도 제자들을 위해, 또 지역의 한계를 넘어 미술로 다른 지역, 다른 문화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작가는 지난 40여 년간 한국과 미국, 영국 등을 오가며 일관되게 공간과 시간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주변 환경과 공간에 대한 탐색을 주제로 작업을 하였는데, 사물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도 그 대상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모색하였으며 이를 발전시켜, 공간에 대한 연구를 평면 회화에 적용했다. 그 결과를 첫 개인전에서 '공감 (Feeling Space)'을 주제로 전시를 하였으며, 같은 해에 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현대미술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작품의 소재에 철판 등 다양한 오브제를 적용하여 '시간'을 덧 입힌 작품들을 선보였다.
유명한 아트 딜러 아이반 카프(Ivan Karp)는 뉴욕 소호의 OK 해리스 갤러리(OK Harris Gallery)를 운영하며 앤디 워홀(Andy Warhol)과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과 같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현대 미술 역사에서 팝 아트 운동을 시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2000년 6월, 카프는 진익송을 초대하여 OK 해리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 중 하나인 미사(The Mass)는 이후 한국의 중등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미국의 화가이자 저명한 미술 평론가인 윌 바넷 (Will Barnet, 1911-2012)은 진익송의 작품에는 전진적이고 목적 있는 어떤 속성이 있으며, 작품 스스로가 시간을 통해 완벽해져 가는 양식을 취하면서도 현시대의 예술적 관점을 아주 강하게 반영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자신의 주변 시야 (perimeter)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속에서 각 작품이 생동감 있게 작용한다고 평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마치 어떤 새로운 세계, 신비의 영역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듯하다고 호평하였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진익송은 대학에서 강의를 겸하면서 더욱 작품에 매진하여, 그의 작품 세계를 확장한다. 그는 한국, 미국, 영국 등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회, 환경을 경험하며 그의 대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문(Door) 시리즈 작업을 선보이게 되는데, 문 연작들은 인간에 대 한 사유와 삶에 대한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수백 개의 시계가 붙어있는 <영원한 문(Timeless Door)> 연작들은 문 시리즈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그는 2010년대 이후 홀로그램 등을 적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여기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작품이라기보다 연구'라고 불렀던 그의 연구자로서의 태도가 돋보인다.
이 세상과 현상에 대해 명철하고 예리하게 분석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보듬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작가의 지난 작품을 통해 세상과의 조화, 시간의 유한성과 무한성, 인간 내면의 선택과 확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진익송은 시간과 공간, 현시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던 연구자로서, 또 제자들에게 작가로서의 길을 열어주고자 열렬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교육자로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
1960
울산 출생
1979
부산 브니엘 고등학교 졸업
197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입학
1981
한국현대미술전 수상
1982
≪재부홍익대학교미술대학동문회 제5회 홍익전≫, 로타리 화랑, 부산
198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86
서울국제미술대전 특선 수상
1986
≪앙데팡당전, 제 12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7
일본 동경아세아미술대전 수상
1987
≪앙데팡당전, 제13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7
≪서울현대미술제, 제13회≫, 한국문화진흥원미술회관, 서울
1988
도명숙 여사와 혼인, 미국 뉴욕으로 이주
1988
개인전 ≪진익송≫ 사인화랑, 부산
1988
≪부산 현대판화가전≫, 사인화랑, 부산
1988
≪재부홍익대학교미술대학동문회 제8회 홍익전≫, 갤러리 누보, 부산
1989
윌 바넷(Will Barnet, 1911-2012)과의 만남
1989
아들 진지모 출생
1990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대학원 입학
1990
≪서울현대미술제, 제16회≫, 한국문화진흥원미술회관, 서울
1991
개인전 ≪IKSONG JIN≫, 80 Washington Square East Gallery, 뉴욕, 미국
1991
개인전 ≪On Steel Paper≫, 갤러리 데이비드 (Gallery David), 뉴욕, 미국
1991
≪그룹전≫, 뉴욕대학교 바니 빌딩(NYU Barney Building), 뉴욕, 미국
1992
뉴욕대학교 대학원 졸업(M.A. in Painting)
1992
동서대학교, 울산대학교, 경성대학교 시간강사
1992
개인전 ≪진익송≫, 바탕골 미술관, 서울
1992
개인전 ≪진익송≫, 윤화랑, 울산
1992
초대전 ≪미국 내 작가 38인 선발전≫, 피코닉 갤러리(Peconic Gallery), 뉴욕, 미국
1992
≪그룹전≫, 한마음 미술관, 울산
1993
뉴욕 소호 펄크럼 갤러리(Fulcrum Gallery)와 전속 계약(~1998년)
1993
울산 두성미술관 개관 및 약 3년간 운영
1993
≪전속작가 그룹전≫, 펄크럼 갤러리, 뉴욕, 미국
1993
≪중앙미술대전≫, 호암미술관, 서울
1994
≪뉴욕지역 미술대학 연합전≫, 헌터 칼리지 미술관(The Art Gallery at Hunter College), 뉴욕, 미국
1995
≪제3회 울산대학교 조형대학 교수작품전≫, 무거갤러리, 울산
1996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연구장학기금 수상자로 선정되어 영국 뉴캐슬(Newcastle) 노섬브리아 대학교(Northumbria University)에서 방문작가로 영국 현대미술 과정 연구 (Post Doc. Fellow)
1996
개인전 ≪진익송≫,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96
개인전 ≪진익송≫, 펄크럼 갤러리, 뉴욕, 미국
1996
개인전 ≪진익송≫, 미 갤러리, 서울
1997
충북대학교 조형예술과 서양화과 교수 임용
1997
개인전 ≪진익송≫, 펄크럼 갤러리, 뉴욕, 미국
1997
개인전 ≪In England from England≫, 스콰이어스 갤러리(Squires Gallery), 노섬브리아 대학교, 뉴캐슬, 영국
1997
개인전 ≪진익송≫, 보우스 박물관, 더럼 주(Durham), 영국
1997
≪97 화랑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1997
≪동세대가 추천한 "차세대전"≫, 관훈 갤러리, 서울
1998
"뒤뷔페와 앵포르멜",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학술연구지 논문 발표
1998
≪제6회 아름다운 청주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1998
≪갤러리 호반 개관기념≫, 갤러리 호반, 청주
1998
≪제12회 무심회화 협회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1999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충북대학교출판부
1999
개인전 ≪진익송≫, 미 갤러리, 서울
1999
개인전 ≪진익송≫, 국립청주박물관, 청주
1999
≪중고생을 위한 특별전≫, 무심갤러리, 청주
1999
≪제13회 무심회화 협회전≫, 청주예술의 전당, 청주
2000
앤디워홀을 발굴하여 스타로 만든 OK Harris 갤러리의 초청을 받음, 개인전 ≪진익송≫, OK Harris 갤러리, 뉴욕 소호, 미국
2000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인간의 숲, 회화의 숲≫, 광주
2000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미술과 교수작품전≫, 무심갤러리, 청주
2000
PACAA 창립전 ≪시간의 의미≫, 무심갤러리, 청주
2000
≪50인의 군집개인展≫, 청주예술의 전당, 청주
2000
≪갤러리 신 개관 기념전≫, 갤러리 신, 청주
2000
≪제14회 무심회화 협회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1
개인전 ≪진익송≫, 갤러리 신, 청주
2001
≪I Love New York Benefit≫, OK Harris 갤러리, 뉴욕 소호, 미국
2001
PACAA ≪다양성과 그 간격≫, 갤러리 신, 청주
2001
≪제15회 무심회화 협회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1
≪충북대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작품전≫, 충북대학교, 청주
2002
≪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서울아트센터, 서울
2002
PACAA ≪Space with Thinking≫, 갤러리 신, 청주
2003
개인전 ≪門, 잃어버린 正體性≫, 엄 갤러리, 서울
2003
≪충북대학교 김수현교수 정년퇴임기념전, 중원의 피리소리≫, 충북대학교, 청주
2003
≪제17회 무심회화 협회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4
"종교와 예술",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학술연구지 논문 발표
2004
개인전 ≪진익송≫, 무심갤러리, 청주
2004
≪Mail Art Project, "GLOBALISATION"≫, 사투마레 미술관(Museum Satu-Mare), 사투마레, 루마니아
2004
≪충북대학교 미술과 30주년 기념≫,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5
안식년, 그린 마운틴 대학(Green Mountain College) 초청 연구발표 및 강의, 버몬트(Vermont), 미국
2005
개인전 ≪In Loving Memory of an Innocence≫, 그린 마운틴 대학 윌리엄 피크 아트 센터(William Feick Art Center at Green Mountain College), 버몬트 폴트니(Poultney, Vermont), 미국
2005
≪The Faculty Show≫, 그린 마운틴 대학 윌리엄 피크 아트 센터, 버몬트 폴트니, 미국
2005
≪Annual Members Show & Spring Thaw Sculptors Forum≫ 카빙 스튜디오 & 조각 센터 갤러리, 버몬트 폴트니, 미국
2006
개인전 ≪In Loving Memory of Innocence≫, 워싱턴 스퀘어 윈도우 갤러리(Washington Square Windows Gallery), 뉴욕, 미국
2006
≪한·중 미술 서예 교류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6
ASPECT ≪X-RAY≫, 청원군립대청호미술관, 청주
2006
≪제20회 무심회화 협회전≫,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07
≪충북국제아트페어≫,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7
≪공주국제미술제≫, 임립미술관, 공주
2007
2007 가을 한국 기초조형학회 국제작품전 ≪인간, 사회, 기초 조형≫, 충북대학교, 청주
2007
≪Good Artists in Moosim≫, 무심갤러리, 청주
2007
≪제21회 무심회화 협회전≫, 한빛갤러리, 청주
2008
개인전 ≪Timeless Doors≫,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08
≪청주미술협회 직지주제특별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8
≪제12회 정관 김복진선생 추모미술전≫, 대청호미술관, 청주
2008
≪통행료≫,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08
≪동아시아 삼국 당대 현대미술가전≫, 대청호미술관, 청주
2008
≪제22회 무심회화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8
≪아름다운 우리대학전≫, 무심갤러리, 청주
2009
개인전 ≪Timeless Doors≫, 무심갤러리 청주
2009
≪시간을 그리다≫, 갤러리 가인로, 서울
2009
≪충북대학교 미술관 개관 초대전≫, 충북대학교, 청주
2009
≪쉐마 오픈 쇼 2009≫, 쉐마미술관, 청주
2009
≪제9회 한국현대미술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9
≪스펙트럼전-리듬,조형,교감≫,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9
≪제23회 무심회화전≫, 남서갤러리, 청주
2010
ANBD(Asia Network Beyond Design Excellent Award), 엑설런트 어워드 수상
2010
개인전 ≪9개의 門(Nine Doors)≫,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10
≪2010 ICA 국제현대미술조명전≫, 서울한전프라자, 서울
2010
≪한중일 3국 현대미술전, 새로운 중심과 미래≫, 쉐마미술관, 청주
2010
≪갤러리 유 개관기념초대전≫, 갤러리 유, 청주
2010
≪제24회 무심회화전≫, 충북대학교, 청주
2011
"예술창작에 있어 종교적 성향의 진정성", 종교문화학보 제8집, 한국종교문화학회
2011
개인전 ≪Timeless Doors≫, 갤러리 MC(Gallery MC), 뉴욕, 미국
2011
청주·청원·광주 현대미술 연립展 ≪무심천에 드리운 빛≫, 쉐마미술관, 청주
2011
≪제25회 무심회화전≫, 대청호미술관, 청주
2012
개인전 ≪Timeless Doors≫,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2
≪Korean Art Show 2012≫, Gallery 1&9, 뉴욕, 미국
2012
올해의 좋은 작가 미술상 ≪10 men 10 stories≫, 무심갤러리, 청주
2012
≪의미의 층위≫, 쉐마미술관, 청주
2012
갤러리 CBTP 개관기념 초대전 ≪2012 소통과 교감≫, 갤러리 CBTP, 청주
2012
광주·청주·청원 현대미술 교류전.2 ≪현대미술! 소태골 변주곡≫, 광주 동구문화센터, 갤러리M, 갤러리 생각상자, 광주
2012
≪제26회 무심회화전≫, 우민아트센터, 청주
2013
인명 사전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등재
2013
개인전 ≪Timeless Doors≫,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3
개인전 ≪진익송≫, 현대백화점 갤러리H, 청주
2013
단원미술관 개관기념전 ≪Art Now 2013≫, 단원미술관, 안산
2013
갤러리청주 개관기념 초대작가전 ≪현대미술의 방향≫, 갤러리청주, 청주
2013
EXIT ≪'An exit', from one palce to another≫,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3
≪2013 청주국제아트페어≫, 청주문화산업단지, 청주
2013
≪제27회 무심회화전≫, 청원군립대청호미술관, 청주
2014
아트스튜던트 리그 뉴욕(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강의와 함께 연구년을 보냄
2014
개인전 ≪진익송≫, Art Hamptons, 뉴욕 브리지햄튼(Bridgehampton NY), 미국
2014
post-EXIT ≪Montage of Wandering≫,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4
EXIT ≪Knocking on the Exit from New York≫,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4
≪충북대학교 미술과 40주년 기념전≫, 충북대학교, 청주
2015
≪31 Esquisses for Hologram Works≫,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5
광복 70년 기념 특별전 ≪어린이 童 – 미래의 희망을 보다≫, 국립청주박물관, 청주
2015
post-EXIT ≪Montage of Wandering 2≫,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5
≪2015 청주국제아트페어≫, 청주문화산업단지, 청주
2015
≪제29회 무심회화전≫, 신미술관, 청주
2016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6
EXIT ≪Connecting the Continent≫,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6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개관 기념전 ≪맥, 청주지평≫,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청주
2016
2016 올해의 좋은 작가 미술상 '역대 수상작가'展, ≪Sentence≫, 우민아트센터, 청주
2016
≪무심회화협회 30주년 기념전≫, 신미술관, 청주
2017
『홀로그램과 예술 - 과학문화와 새로운 감수성 』, KICS 한국통신학회
2017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7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7
≪Personal Identity Matter≫,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7
EXIT ≪A montage of identities≫,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7
≪"어느 누가 답을 줄것인가" 1980-1990년대 청주미술≫,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18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8
≪Personal Identity Matter, 2018≫,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8
EXIT ≪The 9th Door≫,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8
청주대학교 청석갤러리 재개관 기획초대전 ≪이것이 청주 미술이다≫, 청주대학교 청석갤러리, 청주
2019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9
≪Personal Identity Matter, 2019≫,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9
≪Project in New York–Satellite≫,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19
EXIT 충북-뉴욕 국제미술교류전 10주년 기념전 ≪새로운 미래를 위한 하나의 플랫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청주
2020
콜롬비아 예술 대학(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the Arts)에서 연구년을 위한 초청을 받음(Visiting Artist)
2020
개인전 ≪Hologram≫,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20
청주시립미술관 2016-2019 소장품 특별전 ≪심안으로 보라≫,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20
≪제7회 청주국제현대미술전, 한국•프랑스 Korean Artists 특별전≫, 쉐마미술관, 청주
2020
≪Personal Identity Matter + Exit≫,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20
≪2020 빌라드 파넬 아트쇼≫, 빌라드 파넬, 용인
2021
≪Art 52nd Street≫, 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온라인 전시
2021
≪7 Artists Summons≫, 갤러리 MC, 뉴욕, 미국
2022
≪한중 현대미술의 새로운 좌표≫, 쉐마미술관, 청주
2022
≪Deep-Focus≫, RIVAA Gallery, 뉴욕, 미국
2022
8월 15일 뉴욕에서 교통사고로 별세
2024
특별 회고전 ≪진익송 : 시공간을 넘어(Beyond the Timeless Door)≫,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청주
2024
특별 회고전 ≪TIMELESS DOORS/REMINISCENCE≫, 갤러리 MC, 뉴욕, 미국

닫힌 문에서 열린 문으로

한의정
(미학, 충북대학교 교수)
필자가 처음 마주한 진익송 작가의 작품은 교수 연구실에 걸려 있던 <타임리스 도어> 연작 중 한점이었다. 무엇보다 프레임 안쪽으로 빼곡히 붙어 있는 시계 오브제들이 인상적이었기에 후일 대화중에 필자는 “교수님 시계 작업을 하실 때...”라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진익송 작가는 곧바로 “제작품은 시계가 아니라 문(門)을 테마로 합니다”라고 질문을 정정부터 해주시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진익송은 언제나 본인을 ‘문(門)’ 작품을 하는 작가로 소개하였고, 실제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 ‘문(門)’으로 연결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을 마주한다. 진익송 평론을 준비하면서 하루는 내가 얼마나 많은 종류의 문을 여닫고 통과하는지 세어보았다. 방문, 창문, 대문, 아파트 출입구, 자동차·버스·지하철 문, 건물의 자동문, 연구실 문, 교실 문, 여기에 옷장 문, 사물함 문, 냉장고 문, 서랍장 문까지 하면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장소와 공간을 이동할 때, 하나의 일과에서 다음 일과로 넘어갈 때, 또는 어떤 일에 몰두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각종 문을 여닫는다. 문은 이렇게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일상적인 사물이면서 방어, 기회, 전환 등 여러 상징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방어(defense): 닫힌 문

문의 가장 오래된 상징적 기능은 방어일 것이다. 조선시대 사대문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있다. 영영사전에서는 문(door)을 “나무나 다른 재료로 된 움직일 수 있는 장벽(barrier)”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실 “움직일 수 있는 장벽”이란 설명은 상당히 이중적(ambivalent)이다. 외부의 침입을 막아주지만 동시에 허용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닫혀 있어도 언젠가는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문이 닫혀 있을 때는 문 안의 세계를 고수하고 지키겠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열린 문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위험을 잠정적으로 감수한다는 뜻이다. 일견하면 진익송의 문은 대체로 굳게 닫힌 상태로 제시되는 듯하다. 캔버스의 틀(frame)과 동일하게 또는 축소된 형태로, 단단하고 틀어지지 않은 직사각형을 유지하고 있다. 문 너머의 세계는 문 앞에 선 낯선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양 닫혀 있다. 1988년 미국 유학을 선택한 젊은 미술학도에게 미국이라는 세계가 이렇게 견고한 장벽이었을 것이다. 굳게 닫힌 문 또는 막힌 벽 너머에는 그들만의 문화, 그들만의 생활과 법의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진익송의 초기작들은 이 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이 벽을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이 벽(문)에 내는‘구멍’으로써 표현하고 있다.
Match     (1985)
공감     (1988)
On Steel Paper     (1991)

기회(chance): 뚫린 문

나무와 못, 자연과 인공의 ‘어울림(match)’을 하드보드지 위에서 보여주던 진익송은 하드보드지 표면에 구멍을 내어 이면(裏面) 공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 하드보드지 대신 더 강한 철판(steel paper)에 구멍을 뚫는 방식을 도입한다. 그는 작품 표면에 구멍을 뚫는 행위를 공간과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감(空感, Feeling Space)” 작업이라 명명했다. 1 이러한 행위는 우리의 옛 창호지 문에 손가락을 넣어 구멍을 뚫는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 여전히 문은 닫혀 있지만 그는 문 너머의 공간을 지각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무엇보다 견고하고 단단해 보였던 강철로 된 장벽은 작가의 용접봉 등의 도구로 구멍이 뚫리고 생채기가 난다. 점점 늘어나는 구멍의 개수와 크기는 그만큼 작가의 의지와 힘의 강도가 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였던 문화적 예술적 인종적 장벽을 뚫고 나가는 과정과도 같다. 연달아 뚫린 작은 구멍들은 이어져 일종의 길을 만들기도 한다. 일부러 부식시킨 철판은 공기와 만나 녹이 슬어도 그곳의 구멍들은 여전히 핍홀(peephole)의 기능을 한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가 캔버스를 찢어 그 뒤편의 무한한 공간을 탐색한 것처럼, 진익송은 철판에 구멍을 내는 수행적 행위로 장벽 너머를 지각하고자 함을, 안과 밖, 양쪽 세계를 모두 탐색하고자 함을 분명히 한다.
1     진익송은 1991년 글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의 작품에서 크고 작은 구멍들은 동양의 종이문을 연상케한다. 동양의 종이문(창호)은 일종의 공간을 구획 지어주는 칸막이와 같은 것이며 당연히 안과 밖을 구분시켜 주는 것이다. 우연적 사고나 또는 어떤 호기심에 의해 그 종이문에 구멍이 만들어지고 그 문에 의해 나뉘어졌던 공간에 새로운 교류가 발생하게 되면, 하나의 벽이 사라지면서 두 개의 다른 세계가 교류되어 하나의 공간으로 변화한다.”
이처럼 구멍 뚫린 문, 공격당한 문은 문 저편을 엿볼 수 있음을, 구멍 뚫기를 반복하면 그 문은 열릴 것이고 누군가는 통과하여 넘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은 이제 문 안(indoors)과 문 밖(outdoors)을 나누는 경계라기보다 양자를 혼합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문이 ‘방어’의 상징에서 ‘기회’의 상징이 된 것이다.
미사     (1998)
조합     (1995)
마지막 미사     (1995)
이 당시 작품들의 형식을 보면, 다다, 네오다다의 영향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뒤샹의 <신선한 과부>(1920), <큰 유리>(1923), <에땅 도네>(1946-1966), 라울 하우스만의 <우리 시대의 정신>(1919) 등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법과 재료의 유사함일 뿐, 진익송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까지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한다. 철판 위에 사물들의 아상블라주(assemblage), 또는“조합”을 다각도로 실험하면서 그는 주로 자, 천칭, 구슬, 저울추와 같은 것들을 배치한다[<조합>(1995), <마지막 미사>(1995)]. 사물의 길이를 재는 자(ruler)는 규칙(rule)을, 사물의 무게를 재는 저울은 법과 정의의 상징임을 고려하면, 일정한 규칙과 정의가 지배하는 한 세계에 구멍을 뚫고 창문을 만들어 그곳으로 들어가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전환(transition): 열린 문

문은 종교와 신화, 문학과 예술에서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통로를 의미하는 데 자주 사용되었다. 즉 문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전환’ 또는 ‘이행’을 상징한다.
1997년경부터 진익송은 보다 직접적으로 작품의 제목으로 실제 ‘문’을 사용하며, 또한 우리가 보통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하는 문고리, 열쇠, 걸쇠, 문손잡이 등을 실제 문에 부착해나간다. 이 작품들은 여러 개의 손잡이를 돌리다 보면 언젠가 닫힌 문이 열리리라 기대하면서[<열릴 문>(1997)], 때로는 문 뒤에 놓고 떠나온 것을 아쉬워하고[<잃어버린 순진성을 그리워하며>(1997)], 수많은 열쇠와 자물쇠 중 맞는 것들을 시도하고 또 시도하며[<알 수 없는 문>(1999), <확신의 문>(2005) 등], 문을 통과하길 바라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다.
열릴문     (1997)
잃어버린 순진성을
그리워하며     (1997)
알 수 없는 문     (1999)
확신의 문     (2005)
카프카의 짧은 단편 『법 앞에서』에는 법의 문을 통과하길 바라는 한 시골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열려있는 문을 통과하길 원하지만 문지기의 제지를 받고 차마 넘어가지 못하고 그 근처에서 평생을 서성인다. 결국 생의 마지막 날, 그는 이 문이 자기 자신만이 통과할 수 있는 한 사람을 위한 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문 너머 강력한 빛을 발견하지만 그의 생이 다했기에 문지기가 서서히 닫는 문을 보며 눈을 감는다. 우리는 어쩌면 이 시골남자처럼 우리 각자를 위해 준비된 문 앞에서 한 발을 내디딜 시도조차 않고 온갖 핑계만 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 수많은 문지기들로 인해 문 너머의 강력한 빛의 세계로 이행하기를 두려워하고 제자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익송은 우리 각자에게 제시된 문들을 뚫고, 창(窓)을 내고, 내가 가진 도구(tools)들로 열어보기를 반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열쇠가 아니라면 다음 열쇠로, 이 문고리가 아니라면 다음 문고리로, 끊임없이 시도하기를 권한다. 어쩌면 어떤 문지기가 나타나 이 문을 통과하기 위해 과한 통행료(a door fee)를 요구할 수도 있다. 2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2     “... 하여간 조심하시라 어떤 자가 당신의 문 앞에서 통행료를 요구할지 모르니.(... At any rate Be careful For someone might ask for a passage fee in front of your door)”: 진익송의 2008년 작가노트 “A Door Fee”에서 발췌.

시간과 교차되는 문

Timeless Door-June     (2012)
문이 이행과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해서 이것이 장소의 이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에 의하면 우리 신체의 경험은 데카르트가 말한 것처럼 순수한 시간, 순수한 공간을 따로따로 경험할 수 없다. 우리가 공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의 절대적인 위치(position)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시간이 포함된 ‘상황(situation)’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언제나 공간과 시간에 동시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진익송은 이러한 상황의 공간성(spatiality of situation)을 <타임리스 도어(Timeless Door)>시리즈에서 표현해 내고 있다.
<타임리스 도어> 시리즈는 2008년 뉴욕 타임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서 시작되었다. 타임스퀘어 광장은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카운트다운을 함께 하며 헌 시간을 버리고 새 시간을 요란하게 맞이한다. 그러나 뉴욕에 있는 사람이 새해를 시작하는 그 순간, 서울에 있는 사람은 이미 새해를 맞이한 지 반나절도 지난 시간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3 한편,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모두 같은 속도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진익송이 사용한 2000개가 넘는 가품 또는 중고 시계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제각각의 시간의 다름과 차이를 상징한다. <Timeless Door-June>(2012)이 보여주듯 우리 모두는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다 열린 문틈 사이를 통과하는 여행자들에 불과하다.
3     진익송은 <타임리스 도어> 작품을 JFK 공항에 공공미술로 설치하고자 제안한 적이 있다. 백만 개의 시계로 이루어질 프로젝트였고, 실현되었다면 “이 세상의 모든 공항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문이고 승객들은 저마다의 시간과 스케줄을 가지고 그 문을 통과한다”라는 작가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는 작품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문이 공간을 가르고 나눈다면, 시계는 한 공간에서 유한한 각자의 시간을 가리킨다. 특히 이 분해된 시계들이 모두 다른 시간에 멈추어 있는 것에 주목한다면 이것은 인간의 정해진 시간, 즉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아무리 대단한 권력자라도, 부유한 자라도 유한한 시간에 갇힌 존재에 불과하며, 멈추게 될 시간, 죽음에는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 그러나 <타임리스 도어>는 시계들의 무덤, 바니타스(Vanitas) 상징으로 머물지 않는다. 바로 곳곳에 배치된 열린 문, 열릴 문 덕분에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넘어 다른 세계로 이동할 가능성을 부여받는다.
Clorox-An Eye     (2020)
One Gallon     (2020)
An eye on the door    (2019)
An eye of some one baby     (2021)

천국의 문(East Gate)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 너머의 다른 세계는 죽음 이후 맞이하게 되는 세계이다. 요한복음에서 예수가 “나는 문이며...”라 했기 때문에 기독교 역사에서 문은 예수를 뜻하며, 즉 구원 (salvation)과 속죄 (atonement)의 의미를 갖는다. 기독교 미술에서 더욱 직접적인 문의 사용은 “천국의 문”이라 불리는 동문(East Gate) 또는 로댕의 “지옥의 문”과 같이 피안의 세계로 가는 입구를 가리키는 것이다. 진익송은 2020년 진행된 홀로그램 작업에서 클로록스 병 위 또는 밖에 위치한 상자 안에, 또는 허공에 떠서 지켜보는 ‘단 하나의 눈’을 표현한다[<Clorox-An Eye>(2020), <One Gallon>(2020),<An eye on the door>(2019)]. 하나뿐인 눈은 모든 것을 관할하는 ‘신의 눈’을 뜻함은 분명하다. 또한 <An eye of some one baby>(2021)에서처럼 아기 인형이 누워 잠자는 요람의 기능을 하는 나무문에 핍홀을 뚫고 모든 것을 감시하고 수호하는 ‘신의 눈’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진익송은그의 문 너머에 존재하는 강력한 빛의 세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자주 인용했던 한스 로크마크(Hans Rookmaaker)의 말처럼 그는 “궁극적으로 예술은 무명의(anonymous) 일”이며, “예술가는 하나님께서 개발하고 아름답게 가꾸라고 주신 세상에 단지 조금 보탤 뿐”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소임을 넉넉하게 이루었다 생각했을 때, 카프카의 주인공과 달리 그는 문을 훌쩍 뛰어넘어 빛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 도약이 문의 이쪽 편에 남아있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러웠기에 작가님이 문득문득 그립지만, 그는 문 저편에서 또 다른 구멍을 뚫어 이쪽을 주시하고 계심이 분명하다[<Four eyes of some one baby>(2021)]. 우리가 “지연된 희망”들을 잘 간직하고 있는지, 세상의 아름다움에 조금씩 보태는 일을 잘 해나가고 있는지, 눈동자 같이 지켜보시고 계실 것이다.
Four eyes of some one baby     (2021)